January 26, 2022
오늘은 나 스스로가 가장 작아보이고 싫어지는 날이었다.
1월 첫 주부터 2주의 일정으로 정해진 스프린트를 진행 중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에러들이 계속 생기는 바람에 사수분과의 협의 하에 총 4주로 일정을 늘렸다.
이전에 내가 만들어둔 데이터셋에 오류가 있어서 그것에 대해 수정을 지난 주부터 4일 정도를 매달렸고,
오늘까지는 PR을 해야 CI를 돌고 내일 내로는 완전히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데이터셋은 재귀 또는 반복문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었는데 기존에 만들었던 구조에 허점이 있어서 다시 만드는 것으로 사수분과 결론을 지은 상태였다.
그래서 계속해서 이것저것 반복해보았으나 방향조차 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이 데이터셋만 만들어지면 마무리가 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관점으로는 데이터셋조차 제대로 안 만들어졌으니 결국 아무 것도 안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시간동안 이미 충분히 도움을 받은 상황이어서 더는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사수분과 메세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조금 전에 사수분께 메세지가 왔고, 오늘 진행한 상황의 코드를 보신 사수분은 이 스프린트는 여기서 접는게 맞겠다고 하셨다.
정말 하기 싫은 것이 포기였는데, 포기를 강요당한 느낌이었고,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계속 고집해봤자 특정 시간 내로 나아진다는 확답을 드릴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슬펐다.
재택근무인 것이 너무나 다행일 정도로 정말 많이 울었다. 내 자신이 너무 무력하고,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느껴져서.
나는 이 스프린트를 내 힘으로 꼭 해내고 싶었다. 별도의 수정 없이 내 코드가 머지되길 원했다.
이번 달에는 저녁에 퇴근을 한 날이 손에 꼽았고, 지난 몇 달의 출근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이르게 출근했고, 결재 올렸던 연차는 취소했다.
도움을 받을지언정, 시간부족을 탓하고 싶지는 않아서, 시간을 들여서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내 이름이 써진 커밋을 하고 싶었다.
꿈에도 계속해서 나왔고,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월요일 아침에는 출근이 무서웠다.
다시 이 에러 가득한 코드와 낑낑대야하는데, 해결해야하는 사람 역시 나니까.
사수분이 계속 신경써주셨는데 결과물이 좋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메세지를 드렸다.
사수분은 전혀 미안해할 일이 아니라고 하셨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불편했다.
나를 케어하는게 아무리 사수분의 업무 중 하나라고 할지언정, 나는 팀에 기여를 하고 싶지 팀원을 괴롭히는 사람은 정말 되고 싶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들인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또한 그만한 난이도의 스프린트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부족한 것은 분명해진다. 나의 실력과 간절함이었다. 부족한 실력이라도 그것을 해내야겠다는 간절함이 부족했다.
꼭 해내고 싶었지만 간절함은 부족했던 것이 무슨 아이러니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할 수 있는 노력이 있었는데 그 힘은 쓰지 않은 것 같다.
혹은 그러한 간절함이 있었어도 커버가 안되는 부족한 실력이었거나.
이렇게 나의 무가치성을 입증하는 날은 일년에 한번이면 충분한 것 같다.
적어도 더 이상 자료 구조 때문에 이렇게 우는 날은 없도록 노력하자.
올해를 마무리할 즈음에 오늘의 이 글을 보고 ‘그래도 이 때 충격받고 한 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네’라고 생각할 시간을 상상해본다.